전체 메뉴

(소정현 칼럼)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방류’ 국제사회 규범 존중해야

서민준 승인 2022.09.06 22:05 의견 0

소정현 칼럼니스트

<해피우먼 대표>

現)아시아문화경제신문 편집위원, 現)서울일보 칼럼니스트


●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방류 최종 확정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사고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면 한국에는 어떤 부작용과 역기능을 심대하게 지속적으로 노정시킬까? 일본 도쿄전력의 오염수 해양 방류계획이 지난 7월 22일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인가를 받아 내년 봄 시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일본 원자력규제위(NRA)는 이날 도쿄전력이 2021년 12월 제출한 ‘오염수 해양방출 시설 설계·운용 관련 실시계획’을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며 정식 인가 절차를 최종 승인했다. 2021년 4월 13일,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결정 이후 모든 절차가 마무리 것이다. 이에 따라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원전 해안 1km 바깥 지점까지 해저터널을 준공하여 이르면 2023년 4월부터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인체에 영향이 없는 수준까지 오염수를 희석해 순차 방류할 예정이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안전성을 두고 현지 어민과 시민단체, 주변국 등 국내외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는 2011년 3월 11일 일본 후쿠시마현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에서 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발생한 원자력 발전소 사고이며, 인류 역사상 2번째 7등급 원자력 사고이다.

2020년 말까지 설치된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의 1060개의 저장탱크에는 2021년 4월 14일 현재 각종 방사성 물질이 함유된 130만7811㎥의 오염수가 보관돼 있다. 2011년 사고 발생 뒤 용융된 채 계속 열을 내는 핵연료를 식히려고 주입한 냉각수, 원전 부지로 흘러드는 빗물과 지하수 등을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로 처리해 모아둔 것이다. 도쿄전력은 방사능 오염수를 모아두다 더는 둘 곳이 없어지자 30년에 걸쳐 바다에 방출하기로 최종 결정한 것이다.

● 이제부터 불안한 ‘재앙의 서곡’일까?

후쿠시마 원전에서는 사고 당시 녹아내린 핵연료를 식히려고 냉각수를 주입하고 있다. 외부에서는 지하수까지 유입되고 있어 원전 건물 내에선 하루 최대 180t가량의 오염수가 발생한다.

후쿠시마 오염수에는 삼중수소(트리튬)를 제외하고도 세슘, 스트론튬 등 삼중수소 외에도 생태계와 인체에 유해한 세슘 134·세슘 137, 스트론튬 90등의 방사성 핵종 물질이 63개나 더 포함돼 있다.

도쿄전력은 의도적으로 ‘삼중수소’라는 방사성 물질에만 초점을 맞추고 국제사회와 소통해왔다. 이는 오염수 처리를 위해 운영 중인 다핵종제거설비(ALPS)가 세슘, 스트론튬과 같은 위험한 방사성 물질 처리에 취약하다는 점을 외면하는 처사이다.

삼중수소는 일본뿐 아니라 미국, 중국, 한국 등 원전 시설이 있는 나라에선 각국이 정한 기준치 이하로 만들어 바다에 방류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미국이 일본 결정에 대해 “국제 기준에 부합한다”고 말한 이유다.

국제환경 단체들은 각종 오염 물질이 처리 과정을 거쳐도 안전성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고 우려하고 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2020년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위기의 현실’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삼중수소 말고도 오염수에 들어 있는 탄소-14, 스트론튬-90, 세슘, 플루토늄, 요오드와 같은 방사성 핵종이 더 위험하다”며 “이 핵종들은 바다에 수만 년간 축적돼 먹거리부터 인간 DNA까지 심각한 방사능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극히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그러나 도쿄전력은 최종 방류할 오염수의 방사성 물질을 투명하고 객관적인 절차를 통해 밝혀야 바다에 버릴 오염수의 방사성 물질을 측정하거나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향후 최소 30년 간 방류할 오염수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과 수준을 검증할 체계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 DNA에서 핵종 전환이 발생하면 유전자가 변형되고 세포를 파괴해 각종 암을 유발하거나 생식기능을 저하시킨다.

● 가징 피해가 큰 ‘韓日 어업계’

오염수의 해양 방류는 일본과 한국 어업계에 치명적인 피해를 끼칠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일본 후쿠시마에서 건지는 생선에서 대량의 세슘이 검출되고 있으며, 이는 해양 방류 후 어류에게 더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방사성 물질은 해류뿐 아닌 먹이사슬을 통해 사람에게 옮겨가기에, 한국 어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일본과 가까운 한국엔 초비상이 걸렸다. 방사능 오염수에 포함돼 있는 방사능 물질이 해류를 타고 한국 해역에 들어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후쿠시마 앞바다에 있던 바닷물은 수백일 만에 제주도까지 들이닥치는 것으로 연구됐다.

중국칭화대 연구진이 2021년 세계 3대 과학 학술지 중 하나인 ‘사이언스’에 밝힌 연구결과에 따르면, 해양에 방류된 후쿠시마 오염수는 해류를 따라 이동해 7개월 만에 한국 바다로 유입된다. 후쿠시마에서 방류된 오염수가 280일 뒤 남해안에 도달하며, 320일 지나면 동해로, 1년 뒤에는 서해로 퍼진다. 또 독일 킬대학 헬름홀프 해양연구소가 후쿠시마 원전사고 1년 뒤인 2012년 발표한 시뮬레이션으로는 후쿠시마 오염수가 방류 후 200일이 지나면 제주 해안에 밀려든다. 이로 인한 즉각적인 피해는 한국 수산업계가 입을 경제적 타격이다.

일본 가나자와대와 후쿠시마대가 2018년 국제학술지 ‘해양과학’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오염수가 1년 정도의 짧은 기간에 동해로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 논문에 따르면 오염수 대부분이 일본 북동쪽으로 흘러 북태평양으로 이동하지만 일부는 남쪽으로 내려온 뒤 쓰시마 해류를 타고 동해로 흐른다. 오염수는 방류 1년 뒤 처음 동해에 도달하고 방류 4~5년 뒤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어업계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에도 수산물 소비자가 현저히 줄어 심대한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 또, 원전 사고 이후 현재까지 후쿠시마 인근 바다의 어민들은 여전히 어업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수출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원전 사고 이후 약 50개의 국가가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했고, 현재까지 한국을 포함해 약 10개 국가가 금지 조치를 풀지 않고 있다. 일본의 전국 어업 연합회가 ‘오염수 방류시 일본 어업은 괴멸한다’며 기시다 정부의 방류 계획에 필사 반대하는 이유이다.

한국의 1인당 해산물 소비는 연간 58.4㎏으로 세계 1위다. 2위인 노르웨이의 소비량이 1인당 53.3㎏이다. 3위인 일본의 1인당 소비량은 50.2㎏이다. 세계 해산물 최대소비국 우리 가정의식단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해양수산부 발주로 한국자원경제학회가 지난 2014년 수행한 ‘일본 방사능 유출이 국내 수산업에 미친 영향’ 연구에 따르면 2011년 3월 11일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에 따라 우리 수산물 생산금액 상위 15개 품종에서 발생한 월 평균 피해액은 약 161억원~375억6000만원(사고 후 5개월 기준)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정부가 2013년 9월 실시한 손실 보전 효과까지 고려할 경우, 2011년 4월~2013년 12월 주요 어종 피해는 약 3500억원~8200억원으로 계산됐다.

● 국제기구와 주변국들의 상이한 반응

일본 정부가 2021년 4월 13일,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하기로 첫 결정하자, 한국과 중국, 러시아 등 인접 국가가 강하게 반발하는 속에서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잇따라 지지 성명을 발표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는 일본의 발표가 있던 당일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사무총장 이름으로 성명을 내고 “일본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용어 선택에 있어서도 오염수 대신 일본 정부가 주장하는 용어인 처리수(treated water), 통제된 물(controlled water) 등의 용어를 그대로 사용했다.

여기에서 우리는 국제원자력기구와 일본과의 특수한 입장을 일단 살펴보아야만 한다. 고인이 되긴 했지만 일본 출신 아마노 유키야가 IAEA 전임 사무총장을 지내는 등 IAEA와 일본은 각별한 인연으로 얽혀있다. 원전 강국 중 하나인 일본은 국제원자력기구에서 영향력이 막대하다. 국제원자력기구 정규 예산 분담률의 경우 일본은 8.2%로 미국(25%), 중국(11.6%)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오염수 바다 방류에 힘을 모은 미국과 일본을 합하면 33.2%로 압도적인 수치다. 한국은 2.2%로 겨우 11번째다.

분명 IAEA는 원자력발전소와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들의 분담금으로 운영되는 국제기구로, 해양 생태계나 시민들을 방사선 피폭으로부터 보호할 목적을 가진 주체가 아니기에, 이들은 지속적으로 오염수 방류의 환경 영향이 매우 적을 것이라고만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또한 일본의 방류수 결정에 찬성하는 입장에 서있다. 기후변화 등 환경에 큰 관심을 가졌던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일본에 큰 힘을 실어주었다. 최근 중국을 견제하는데 있어 일본의 공조가 어느 때보다 절실해지면서 외교적 차원의 협력도 무시할 수 없는 배경이다.

그러나 미일과는 대조적으로 중국측 입장은 정반대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2021년 4월 13일, “일본의 이번 오염수 방류 결정이 앞으로 수백 년간 해양과 생명에 위협을 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중국과 한국 등 주변국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각국의 일본산 해산물 수입이 중단되고 외국인들의 일본 방문이 줄어들면서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젠전(朱堅眞) 전 중국광둥해양대 부총장은 글로벌타임스에 “중국은 주변국들과 힘을 합쳐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결정 철회나 배상을 요구할 수 있다”면서 국제적 연대로 총력 대응할 것을 천명했다.

● 가장 피해가 큰 인근국가 ‘한국이 리더십 발휘해야’

“원자력발전은 재앙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고, 사고 시 그 피해가 너무나 막대하고 치명적입니다. 역사적으로 전 세계에서 발생한 원전 사고는 모두 예측할 수 없는 자연재해나 인간의 실수로 인해 발생했습니다. 원전의 치명적인 위험을 철저히 통제할 수 있다는 그릇된 신화를 바탕으로 우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원전 밀집도가 높은 국가가 되었습니다. 사고가 일어나지 않더라도 수십만 년 동안 사라지지 않는 핵폐기물이 별다른 해결책 없이 미래 세대에게 남겨집니다.”(그린피스 코리아)

환경운동연합은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를 반대하며, 오염수 안전성 검증을 위한 우리나라의 자체적이고 독립적인 조사를 시행하고 민관합동기구 마련을 통해 시민과 소통을 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지만, 당선 이후 한일관계 개선을 핑계로 오염수 방류에 대한 강력한 반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라며 정부 차원의 종합적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 3년 간, 한국 정부는 국내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을 통해 꾸준히 ‘방류할 오염수에 대한 상세한 정보 공개’ 요청해왔다. 정부는 일본산 수산물의 방사성 물질 검사 확대, 원산지 단속 강화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수입 전면 금지와 국제 재판소 제소 등은 일본의 협조가 중요한 과학적 근거 없이는 추진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정부는 ‘식탁 안전보장’ 대책으로 연근해 방사능 감시 확대, 수산물의 유통이력·원산지 표지 강화, 일본 정부에 안전성 검토를 위한 정보제공 요청 등을 내놨다. 사실상 피동적인 조치들 뿐이라, 근본적인 해결책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한국은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분쟁에서 2019년 최종 승소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일본 정부의 불성실한 태도를 뚫고 정부 관료와 전문가들이 약 4년간 노력한 성과였다. 이제는 한국이 일본 원전 오염방류수 결정에 선도적 리더십을 적극 발휘해야 할 시점에 직면하여 있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 해양 방류의 안전성을 뒷받침할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오염수 처리 기준을 음용 기준에 맞췄기에 유엔해양법협약의 포괄적 환경영향평가를 할 필요가 없어, 국제법에 저촉될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포괄적 환경영향평가는 국제법상 선택이 아닌 의무다. 이 평가를 통해 인접국과 주변 환경에 미칠 영향의 최대치를 분석하고 이를 인접국에 공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그린피스를 비롯한 일본 어업계, 호주와 뉴질랜드 등 18개국으로 이뤄진 ‘태평양 도서국 포럼(PIF)’ 과학자들도 이에 반대 의견을 제출해왔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후쿠시마 오염수를 막기 위해서는 168개국이 비준한 유엔해양법협약을 활용해 일본 정부를 압박해야 한다.”며 추후 국제해양법재판소 정식 제소를 한국 정부에 촉구했다. 유엔해양법협약은 현재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168개 이상의 국가가 당사국으로 참여 중인 해양에 관한 가장 권위 있는 국제법이다. 유엔해양법은 ‘해양환경에 대한 중대한 손상을 방지하기 위하여 그 상황에서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잠정 조치를 명령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한빛유니언포커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